테크노퓨달리즘(Technofeudalism) | 현대 경제의 변화를 읽다

 

테크노퓨달리즘(Technofeudalism)으로 본 구글과 애플의 시장 지배력, 현대 경제의 변화를 읽다

야니스 바루파키스(Yanis Varoufakis)의 『테크노퓨달리즘(Technofeudalism)』은 경제학과 정치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 사회의 변화를 깊이 있게 분석한 작품입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전통적 개념이 어떻게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사회, 즉 '테크노퓨달리즘'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바루파키스는 기술이 경제를 재편성하는 방식을 면밀히 검토하며, 특히 디지털 플랫폼과 클라우드 자본의 부상이 사회 경제적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합니다.

바루파키스는 현대 경제의 작동 방식을 분석하며, 자본주의의 두 기둥인 시장과 이윤이 어떻게 디지털 플랫폼에 의해 변형되고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그는 구글과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현대 경제에서 봉건적 영주 구실을 하고 있는지를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거대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모든 거래를 중개하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그들은 전통적인 상품 판매보다는 데이터를 활용한 지대 추구(rent-seeking)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변화를 초래한다고 주장합니다.

구글과 애플은 디지털 경제에서의 지배력을 통해 시장을 재편성하고 있습니다. 바루파키스는 이들의 시장 지배력이 단순히 경제적 영향을 넘어서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경고합니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과 애플의 앱 스토어 정책은 각각의 플랫폼에서 어떤 콘텐츠가 두각을 나타낼지 결정하며, 이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조작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클라우드 자본을 형성하며, 이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권력을 창출합니다.

바루파키스는 또한 기술이 노동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합니다. 그는 기술 발전이 노동자들을 더욱 불안정한 위치로 내몰고 있으며,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는 노동의 가치가 점점 더 소외되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킵니다. 구글과 애플은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화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노동 시장을 압박하고, 이것은 노동자들에게 지속적인 위협으로 작용합니다.

이 책은 또한 중앙은행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중앙은행이 금융 시스템을 구제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돈을 풀었지만,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인 경제 회복보다는 금융시장과 빅테크 기업에만 혜택을 주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경제 전반에 걸쳐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전통적인 경제 구조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봅니다.

바루파키스는 구글과 애플의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이들이 기존의 경제 질서를 어떻게 전복하고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기술 혁신을 넘어, 경제 전반에 걸쳐 새로운 규칙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자사의 플랫폼에서 어떤 앱이 성공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앱 개발자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칩니다. 구글은 검색 결과를 통해 어떤 정보가 사용자에게 노출될지를 결정하며, 이는 정보의 흐름을 지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가 자본주의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새로운 형태로 변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이 새로운 체제가 가져올 사회적, 경제적 함의를 탐구하며, 이를 통해 독자가 현재의 경제 체제를 재평가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특히, 구글과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테크노퓨달리즘(Technofeudalism)』는 구글과 애플의 사례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이 경제와 사회의 구조를 어떻게 재편성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는 이들 기업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경제 전반에 걸쳐 새로운 규칙을 설정하고 있음을, 즉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임을 예견합니다.